이게 뭐하는 짓? 음식은 먹으라고 있는 거 아닌가요?
하지만 어릴 때 음식 가지고 장난 좀 쳐본 사람들이라면, 먹지 않고 손으로 주물럭거릴 때의 감촉을 기억하는 사람들이라면, 음식을 먹지 않고도 즐길 수 있다는 사실을 이미 경험했을 겁니다.
햄버거의 배치만 바꿔도 이미 이상한 기분이 든다. 구성이 달라진 건 없는데, 묘하게 음식물 쓰레기 같이 보이는 햄버거의 모습.
저희는 세 조로 나뉘어 여의도 공원 일대에서 만났습니다.
빅맥 한 개, 만원의 지폐, 그리고 ‘장정일’의 <햄버거에 대한 명상>이 프린트된 종이 한 장.
6명 남짓의 각 조에는 그렇게 3가지만이 주어졌고, 무엇을 할지는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았습니다.
햄버거를 분해한 다음에 생명을 부여해볼까?
뭉쳐서 미끼를 만들고 비둘기를 잡아볼까?
가운데 놓고 둘러앉아서 명상을 해볼까?
다른 자리였다면 우스갯소리로 넘어갔을 법한 헛소리들.